비가 오락가락하던 어느 여름날, 강 근처 넓은 공원에서 들려오던 둥둥거리는 드럼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 있습니다. 멀리서도 들릴 만큼 시끄럽고 신나는 록 사운드였는데, 사람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날 무대에서 여러 팀이 돌아가며 연주를 했고, 어떤 순간에는 모두가 따라 부르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곡이 시작되자 누군가는 손을 번쩍 들고, 누군가는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흔들었습니다. 그때 사회자가 이 곡이 삼락록페스티벌의 테마곡이라고 소개했고, “뉴키즈 온더 삼락”이라는 제목이 귀에 또렷하게 들어왔습니다.
그 이후로 이 노래가 왜 사람들에게 그렇게 쉽게 기억되고, 축제와 함께 떠오르는지 하나씩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뮤지션들이 참여했는지, 언제 발표되었는지, 그리고 가사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알아가다 보니, 단순한 축제 홍보 노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세대를 향한 응원과, 아직은 서툴지만 앞으로 나아가 보자는 마음이 담긴 하나의 응원가처럼 느껴졌습니다.
삼락록페스티벌과 ‘뉴키즈 온더 삼락’의 만남
‘뉴키즈 온더 삼락’은 부산에서 열리는 삼락록페스티벌의 공식 테마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023년 삼락록페스티벌에서 메인 테마송으로 사용되며 관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갔습니다. 축제 현장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공연장 옆을 그냥 지나가던 사람도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무대를 바라보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삼락록페스티벌은 부산의 삼락생태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록 중심의 음악 축제입니다. 지역 밴드와 인디 뮤지션들은 물론이고, 해마다 초청되는 팀들이 바뀌면서 매번 색다른 무대를 보여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강둑 옆 잔디밭에 앉아 밴드 사운드를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은 실내 공연장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 축제의 정체성과 분위기를 한 곡 안에 담으려는 시도에서 탄생한 곡이 바로 ‘뉴키즈 온더 삼락’입니다.
프로젝트 밴드가 만든 테마송
‘뉴키즈 온더 삼락’은 한 팀이 단독으로 만든 노래가 아닙니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여러 뮤지션이 함께 모여 만든 프로젝트 밴드의 곡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팀을 ‘뉴키즈 온더 삼락 프로젝트 밴드’라고 부릅니다. 서로 다른 밴드의 멤버들이 한 곡을 위해 힘을 합쳤다는 점이 이 노래만의 특징입니다.
참여한 대표적인 밴드와 아티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카운터 리셋 (Counter Reset)
- 버닝소다 (Burning Soda)
- 김도연 (밴드 그냥 그저)
- 성민제 (밴드 하퍼스)
이들 밴드의 보컬과 멤버들이 모여 곡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밴드마다 원래 하던 음악 색깔이 조금씩 다르고, 공연 스타일도 다른데, 그 차이들이 모여 하나의 곡 안에서 섞이면서 특유의 에너지가 생겼습니다. 프로젝트 밴드는 짧은 기간 동안 특정 목적을 위해 모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 역시 삼락록페스티벌을 중심으로 결성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곡 정보와 기본 특징
‘뉴키즈 온더 삼락’에 대해 알려진 정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곡명: 뉴키즈 온더 삼락 (New Kids on the Samnak)
- 가수: 뉴키즈 온더 삼락 프로젝트 밴드 (New Kids on the Samnak Project Band)
- 발매: 2023년 5월 19일 (2023 삼락록페스티벌 공식 테마송으로 공개)
- 장르: 록 (Rock)
곡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록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가 중심을 잡고, 전기 기타가 리듬과 멜로디를 이끌어 가는 구성입니다. 여기에 여러 명의 보컬이 번갈아 등장하거나 함께 부르면서, 합창하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축제 현장에서 따라 부르기 좋고, 후렴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귀에 남습니다.
가사가 던지는 메시지
‘뉴키즈 온더 삼락’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뉴키즈’라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뉴키즈’는 단순히 어린 친구들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 새로 등장하는 사람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팀이나 아티스트까지 넓게 포함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삼락’이라는 공간은 그 새로운 시작이 실제로 펼쳐지는 무대가 됩니다.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회색빛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 먼저 등장합니다. ‘무의미한 시간들’, ‘회색빛 도시’ 같은 표현은, 반복되는 하루와 숨막히는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곡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살아날 시간이 왔어’라고 말하면서 방향을 완전히 돌려 버립니다. 그냥 불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다시 시작할 기회라고 선언하는 셈입니다.
프리코러스 부분에서는 ‘두려움은 던져 버려’, ‘망설임은 이제 그만’이라는 문장이 반복됩니다. 누가 들어도 응원처럼 들리는 표현입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이 두려움과 망설임인데, 이 곡은 그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거기에 계속 머물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후렴에서 반복되는 문장은 곡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We are the new kids on the Samnak”
이 구절은 듣는 사람 스스로를 ‘뉴키즈’라고 부르게 만듭니다. 무대 위에 서 있는 밴드뿐만 아니라, 관객도 함께 ‘뉴키즈’가 되는 순간입니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 없어’, ‘멈추지 마 달려나가’ 같은 가사는,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부, 진로, 관계, 꿈 같은 주제가 무엇이든, 각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불안과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한 걸음이라도 내딛어 보자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절 가사에서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해 달려 나가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억눌렸던 목소리들을 모아 세상에 외쳐 나아가자’라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 시선을 신경 쓰느라 삼켰던 꿈들을, 음악과 함께 한 번 크게 내뱉어 보자는 제안처럼 들립니다.
브리지와 삼락의 새로운 역사
브리지에서는 노래의 분위기가 조금 더 높아지면서, 개인의 감정을 넘어서 ‘우리’라는 단어가 강조됩니다.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우리의 젊음이 함께 해’라는 가사는 나이나 나이를 정확히 특정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표현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젊음은 꼭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힘이 남아 있는 마음 상태에 가까워 보입니다.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삼락의 역사’라는 구절도 흥미롭습니다. 보통 역사는 오래된 이야기나 먼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노래는 지금 이 순간의 축제와 음악, 관객의 환호와 밴드의 연주까지 모두 하나의 역사라고 말합니다. 삼락이라는 공간에 쌓여 가는 공연의 기억들, 세대마다 달라지는 무대와 관객의 모습들이 다 합쳐져서 ‘삼락의 역사’가 된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축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곡의 힘
실제로 축제 현장에서 이 곡이 흘러나오면, 가사와 멜로디가 관객의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만듭니다. 처음 듣는 사람도 후렴을 금방 따라 부르게 될 만큼 구조가 단순하고,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있어서 귀에 쉽게 들어옵니다. 일부 관객은 손을 위로 흔들고, 일부는 서로 어깨를 걸고 뛰기도 하며, 누군가는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 평소에 얼굴을 찌푸렸던 고민이나 걱정들은 잠시 뒤로 밀려나게 됩니다.
이 곡이 가진 힘은 거창한 철학에서 나오기보다는, 함께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를 수 있는 단순함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느끼는 답답함과 두려움, 그리고 그걸 뚫고 나가고 싶은 마음을 솔직한 문장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가사를 자기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삼락이라는 실제 장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공원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에게는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지역 뮤지션과 도시의 얼굴
‘뉴키즈 온더 삼락’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지역 뮤지션들이 힘을 모아 도시를 대표하는 곡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대형 기획사에서 만든 상업적인 광고 음악이 아니라, 실제로 그 지역에서 활동해 온 밴드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자신들의 무대를 위해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은 단순히 한 곡을 완성하는 것을 넘어, 지역 음악 씬 전체에 활기를 더해 줍니다.
지역 기반 페스티벌에서 이런 프로젝트 곡이 나온다는 것은, 도시가 자신만의 소리와 얼굴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삼락이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강과 공원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록 사운드와 함께 울려 퍼지는 테마송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이렇게 음악은 도시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뉴키즈’가 된다는 것의 의미
마지막으로 이 곡의 제목에 담긴 의미를 다시 떠올려 보게 됩니다. ‘뉴키즈 온더 삼락’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무대에 처음 서는 날을 떠올리게 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학교, 새로운 동아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뉴키즈’가 아직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수도 하고, 긴장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 보려는 자세가 핵심입니다.
이 노래는 그런 사람들에게 “너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무대 위에서 악기를 잡은 사람들, 관객석에서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는 사람들,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락이라는 같은 공간 안에서,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잠시 같은 리듬을 나누게 됩니다.
‘뉴키즈 온더 삼락’은 그래서 단순한 축제 테마송을 넘어, 시작선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처럼 들립니다. 언젠가 실제 공연장에서 이 곡을 직접 듣게 된다면, 합창이 시작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하늘을 향해 흔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음악이 주는 용기와, 함께 있다는 느낌이 그렇게 사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