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회사를 알게 된 건 전기차 충전소 근처에서였습니다. 평소처럼 충전기를 살펴보다가 낯선 회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단순히 충전기만 만드는 곳이 아니라 전력 설비, 자동화, 에너지 저장장치까지 다루는 꽤 큰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회사 주식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가 궁금해졌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정리해 보게 되었습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공장 자동화, 스마트그리드,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와 ‘에너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에서 전력망을 새로 깔고 보수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증권사들이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가
이 회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어떤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 아래와 같은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전력기기 사업입니다. 전기를 멀리 보내고 나누어 쓰려면 변압기, 배전반, 개폐장치 같은 설비가 필요합니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아파트 단지나 공장, 데이터센터, 지하 변전소 등에 꼭 들어가는 장비들입니다. LS일렉트릭은 이런 전력 인프라 설비를 국내와 해외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둘째, 자동화 및 스마트 팩토리입니다. 공장에서 기계들이 자동으로 움직이고 로봇이 물건을 옮기고 조립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제어 장비, 센서,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LS일렉트릭은 공장 자동화를 위한 제어기기와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ESS(에너지저장장치)입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남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장치가 중요합니다. 커다란 배터리와 이를 관리하는 전력 제어 시스템이 함께 들어갑니다. LS일렉트릭은 이런 대형 ESS 프로젝트에 참여해 설비와 시스템을 공급합니다.
넷째, 전기차 충전 솔루션입니다. 단순히 충전기만 파는 것이 아니라, 충전소 전체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솔루션까지 포함합니다. 건물 주차장, 고속도로 휴게소, 도심 충전소 등 여러 환경에 맞는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다섯째, 스마트그리드와 전력 효율화입니다. 스마트그리드는 쉽게 말해 ‘똑똑한 전력망’입니다. 전기가 어디서 얼마나 쓰이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보내는 기술입니다. 이 분야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LS일렉트릭도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사가 보는 LS일렉트릭 목표주가 방향
여러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해 보면, 2024년 중반 기준으로 LS일렉트릭에 대한 목표주가는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많았습니다. 증권사마다 제시하는 숫자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8만 원에서 23만 원 사이의 구간에서 의견이 모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평균적으로 20만 원대 초중반을 제시한 곳이 많았고, 투자 의견은 대부분 ‘매수’ 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습니다.
다만 목표주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 실적과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시점에 제시된 숫자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 이유와 전제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
최근 LS일렉트릭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노후화된 전력망을 고치고,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쓰기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전기차 공장, 반도체 공장 등이 새로 지어지면서 전기 사용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재생에너지와 관련 산업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입니다. 이 법의 영향으로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변압기, 배전반, 개폐장치 같은 전력 설비입니다. LS일렉트릭은 이런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로, 북미에서 실제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증권사들의 분석에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관련 공장은 짧은 시간에 많은 전기를 써야 해서 전력 설비 수준이 높아야 합니다. 이런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유지 관리까지 할 수 있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성장 기회를 잡게 됩니다.
ESS와 전기차 충전, 새로운 먹거리
LS일렉트릭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사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ESS와 전기차 충전 솔루션입니다.
ESS는 태양이 비추지 않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전기를 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장치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려면 반드시 필요한 설비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과 함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ESS 시스템 설계, 제어 장치, 전력 변환 장비 등을 제공하며 여러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전기차 충전 사업도 빠르게 커지는 분야입니다. 전기차가 늘어나면 집, 회사, 고속도로, 마트 주차장 등 다양한 곳에서 충전 시설이 필요해집니다. 이때 단순히 충전기만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 용량을 어떻게 배분할지, 사용량을 어떻게 관리할지, 요금을 어떻게 정할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LS일렉트릭은 전력 설비와 제어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이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그리드의 장기 성장성
공장 자동화와 스마트그리드는 단기간에 확 튀는 사업이라기보다는 꾸준히 규모가 커지는 영역입니다. 인건비가 오르고, 제품을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동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요에 가깝습니다. LS일렉트릭은 공장 제어 장비, 센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국내외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을 개선하는 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기가 모자랄 때는 절약을 유도하고, 남을 때는 저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는 등, 전력망 전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술입니다. 태양광과 풍력 비중이 높아질수록 이런 기술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LS일렉트릭은 기존 전력기기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그리드 솔루션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적과 수주 잔고가 주는 신뢰감
기업을 평가할 때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실제로 돈을 어느 정도 벌고 있는지, 앞으로 벌 수 있는 계약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입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전력 설비와 자동화 사업에서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고, 해외 특히 북미와 기타 지역에서의 수주를 늘리면서 전체 실적을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주 잔고가 많다는 것은 이미 계약을 맺은 프로젝트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계약이 모두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정 부분 미래 매출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과정에서 이런 수주 잔고의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
예전에는 LS일렉트릭을 단순한 전력기기 제조업체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북미 전력망 투자,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차 보급, 데이터센터 증가 등 큰 흐름 속에서 이 회사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단순 제조업체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전력 인프라 현대화라는 큰 변화의 중심에 있는 기업으로 다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라고 부르며,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목표주가 상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들
아무리 전망이 좋아 보여도, 항상 위험 요소는 함께 존재합니다. LS일렉트릭을 둘러싼 잠재적 리스크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입니다. 전력 인프라와 공장 자동화 투자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과 정부가 투자를 늦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수주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둘째,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입니다. 변압기, 배전반 같은 전력 설비에는 구리, 철강 등 원자재가 많이 들어갑니다. 이 가격이 크게 오르면 제품을 만들어 파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해 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경쟁 심화입니다. 전력기기와 자동화 분야는 국내외에 여러 경쟁사가 있고, 기술 개발 속도도 빠릅니다.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흐름도 있어, 해외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투자를 고려할 때 살펴볼 포인트
LS일렉트릭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라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북미를 포함한 해외 수주가 실제 실적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을 많이 따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계약이 어느 정도 마진을 남기고 있는지, 몇 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되는지 등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ESS와 전기차 충전 같은 신규 사업 부문의 성장 속도와 수익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잘 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직 매출 비중은 작더라도 이익률이 좋고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이라면 회사 전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리와 글로벌 경기 상황도 함께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경기 둔화가 길어지면 기업과 정부가 투자 계획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전력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참고로, 여기서 언급한 내용은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고 권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각자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며, 주식 시장은 언제든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