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카드 결제를 어떻게 해야 덜 손해를 보는지 몰라서 꽤 긴장했던 적이 있습니다. 공항 면세점에서 카드를 내밀었다가, 원화로 결제할지 현지 돈으로 결제할지 묻는 화면을 보고 한참을 멈춰 서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선택했다가 집에 돌아와 카드 명세서를 보고 환율과 수수료 때문에 괜히 더 낸 돈이 많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해외에서 카드 쓰는 법, 특히 국민카드를 사용할 때 어떤 수수료가 붙는지 하나씩 정리해 보기 시작했고, 이제는 출국 전에 꼭 확인하는 몇 가지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신용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때 어떤 비용이 붙는지, 그리고 그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중요한 점을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카드 수수료와 이자율, 각종 조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고, 카드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조건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며,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국민카드 공식 안내나 고객센터를 통해 다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 신용카드 해외 결제에 붙는 수수료 구조

국민 신용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하면 한 번의 결제에 여러 종류의 비용이 겹쳐서 붙습니다. 눈에 바로 보이는 수수료도 있고, 환율에 녹아 있는 형태로 보이지 않게 포함된 비용도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은 비용이 있습니다.

1. 국제 브랜드 수수료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결제 과정에 국제 카드 브랜드 회사가 끼어들게 됩니다. 카드 앞면이나 뒷면에 적혀 있는 Visa, Mastercard, JCB, Amex(아메리칸 익스프레스), Diners Club 같은 표시가 바로 이 국제 브랜드입니다. 이 회사들이 결제망을 제공하는 대가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Visa, Mastercard는 결제 금액의 약 0.1% 정도가 국제 브랜드 수수료로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JCB도 비슷하거나, 일부 상황에서는 별도 국제 브랜드 수수료가 거의 없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Amex나 Diners Club 같은 브랜드는 국제 브랜드 수수료 비율이 더 높아서 약 1.0% 안팎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니온페이(UnionPay)의 경우에는 국제 브랜드 수수료가 따로 드러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비율은 카드사와 국제 브랜드사 간의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수료율은 국민카드에서 제공하는 최신 안내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2. 국민카드 해외 이용 수수료

국제 브랜드 수수료와는 별도로, 해외에서 카드가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사 자체에서 부과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보통 “해외 이용 수수료” 또는 “해외서비스 수수료”와 비슷한 이름으로 표시되는 비용입니다.

국민카드의 경우, 많은 카드 상품에서 해외 이용 수수료가 결제 금액의 약 0.25% 수준인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Visa나 Mastercard 브랜드의 국민 신용카드로 100만 원 정도를 해외에서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국제 브랜드 수수료(약 0.1%)와 국민카드 해외 이용 수수료(약 0.25%)가 합쳐져서 대략 0.35% 정도가 수수료로 붙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100만 원 사용 시 약 3,500원 정도가 수수료로 더해질 수 있는 셈입니다.

JCB나 유니온페이처럼 국제 브랜드 수수료가 사실상 거의 드러나지 않는 브랜드는 국민카드 해외 이용 수수료만 적용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대략 0.25%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 구조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mex나 Diners Club은 국제 브랜드 수수료 비율 자체가 높기 때문에, 해외 이용 수수료까지 합치면 1%를 훌쩍 넘는 수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카드 종류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일부 프리미엄 카드나 특화 카드는 해외 이용 수수료가 면제되거나 낮게 책정될 수도 있으니, 본인 카드의 약관과 설명서를 반드시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3. 환전 수수료(환율 스프레드)

국제 브랜드 수수료와 해외 이용 수수료는 카드 명세서에서 항목으로 따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비용은 환율 차이에 들어 있는 환전 비용입니다. 이 부분은 따로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찍히지 않고, 적용 환율 자체에 포함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면 대략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먼저 현지 통화(예를 들어 미국 달러, 일본 엔, 유로 등)로 결제가 되고, 이 금액을 국제 브랜드나 카드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보통 달러 등으로 바꾼 뒤, 다시 원화로 환산합니다. 이때 은행 간 거래에 쓰이는 기준 환율에 카드사나 은행이 약간의 마진을 더하게 되는데, 이를 환율 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실제 적용되는 수준은 국가와 시기, 카드사 정책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1~2% 정도 범위 안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인터넷에서 확인한 단순 환율 계산 금액보다 실제 카드 명세서에 찍힌 원화 금액이 조금 더 높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환전 비용은 체크카드, 신용카드 모두 비슷한 구조로 붙고, 브랜드나 카드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카드 결제일 기준이 아니라, 실제로 승인 처리된 날짜의 환율이 적용되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헷갈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4. 해외 ATM에서 신용카드로 현금 인출할 때의 비용

해외여행 중에 갑자기 현금이 필요해 ATM에서 신용카드로 돈을 뽑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해외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결제보다 훨씬 비싼 편입니다.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ATM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때 붙는 비용은 여러 겹입니다.

첫째, 현지 은행이나 ATM 운영사가 부과하는 ATM 사용 수수료가 있습니다. 이건 국가나 은행마다 차이가 크지만, 한 번 인출할 때마다 몇 달러 정도(예를 들어 2~5달러 혹은 그 이상)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계 화면에 별도로 안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 앞서 설명한 국제 브랜드 수수료와 해외 이용 수수료가 비슷한 방식으로 붙을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따라 수수료율이 다르고, 카드사 해외 이용 수수료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국민카드에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에 대한 자체 수수료와 이자가 붙습니다. 현금서비스는 단순 결제와 달리, 인출 순간부터 카드 대금을 갚을 때까지 매일 이자가 쌓이는 구조입니다. 이자율은 카드와 개인별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인 신용대출보다 높은 편이라, 오래 두면 금액이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해외에서 현금이 꼭 필요하다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체크카드를 이용하거나, 출국 전에 필요한 만큼의 현지 통화를 어느 정도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결제할 때 꼭 기억하면 좋은 실전 팁

1. DCC, 자국 통화 결제 제안은 거절하기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계산대 단말기 화면이나 영수증에 “KRW로 결제할까요?” “원화 결제” 같은 문구가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마다 헷갈리기 쉬운데, 이것이 바로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우리말로 자국 통화 결제 서비스입니다.

DCC는 겉으로 보기에는 편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결제 순간에 바로 원화로 얼마가 청구되는지 보여 주기 때문에, 금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 적용되는 환율이 카드사 공식 환율보다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DCC 서비스 제공업체가 따로 붙이는 수수료까지 포함되면, 실제로는 3~8% 정도 더 비싸게 결제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카드를 사용할 때 항상 그 나라의 통화, 즉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는 달러, 일본에서는 엔,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유로와 같은 방식으로 현지 통화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결제할 때 점원이 “원화로 할까요, 달러로 할까요?”라고 물으면, 현지 통화를 선택해 달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2. 출국 전에 준비해 두면 좋은 것들

해외에서 카드를 편하게 쓰려면 비행기를 타기 전에 미리 확인해 둘 것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국민카드의 해외 이용 설정과 안심 서비스 확인
  • 해외 결제 한도 점검
  • 예비용 카드 준비
  • 긴급 연락처 저장
  • 해외 이용 관련 혜택 확인
  • 모바일 앱 설치 및 로그인 점검

먼저 대부분의 국민 신용카드는 별도 신청 없이도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간혹 보안이나 본인 보호를 위해 해외 결제를 제한해 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민카드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해외 이용 설정”, “출국 정보 등록”, “해외 안심 서비스” 같은 메뉴를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출국일과 귀국일, 방문 국가를 등록해 두면 해외 결제가 갑자기 막히는 일을 줄이고, 이상 거래 감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일일, 월간 결제 한도가 충분한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여행지에서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너무 빡빡하게 제한해 두면 결제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출국 전에 잠시 한도를 올려 두고, 여행이 끝난 뒤 다시 낮추는 방법도 고려할 만합니다.

한 브랜드의 카드만 들고 나가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정 국가에서는 일부 브랜드의 카드가 잘 안 받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Visa, Mastercard, UnionPay 등 서로 다른 브랜드의 카드를 최소 두 장 정도 준비해 두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섞어서 갖고 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혹시 모를 분실이나 도난에 대비해서 카드 뒷면의 고객센터 번호와, 해외에서 걸 수 있는 국민카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미리 메모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민카드 해외 고객센터와 분실·도난 신고 번호는 대표적으로 82-2-6322-9999가 쓰입니다. 실제 사용 전에는 국민카드 공식 안내를 통해 다시 한 번 정확한 번호를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행 중에는 로밍이나 현지 유심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휴대폰에 연락처를 저장해 두면 비상 상황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본인이 사용하는 카드 상품에 어떤 해외 혜택이 있는지도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카드는 해외 결제 금액의 일부를 캐시백으로 돌려주기도 하고, 마일리지를 더 많이 적립해 주거나, 공항 라운지 이용, 무료 여행자 보험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같은 금액을 써도 카드 선택에 따라 쌓이는 혜택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지고 있는 카드 중 어떤 것이 해외에서 유리한지 한 번쯤 비교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카드 모바일 앱을 설치해 두면, 해외에서도 실시간으로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 이상 거래가 없는지 바로바로 체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상한 결제 내역이 눈에 띄면, 앱에서 바로 카드 사용을 잠시 정지시키고, 고객센터에 연락해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3. 해외에서 결제할 때 신경 쓸 점들

해외 매장에서 카드 결제를 할 때도 몇 가지 기본적인 습관을 들여 두면 필요 없는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가능하다면 컨택리스(Contactless) 기능이 있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나 단말기에 와이파이 모양과 비슷한 표시가 있다면, 카드를 단말기에 살짝 갖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카드를 직원에게 건네줄 필요가 줄어들어서, 카드 번호를 몰래 적거나 훔쳐보는 위험도 조금 줄어듭니다.

그리고 결제가 끝난 뒤에는 항상 영수증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결제한 금액이 맞는지, 통화 단위가 현지 통화로 되어 있는지, 원화로 잘못 결제된 것은 아닌지 간단히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특히 사람이 붐비는 관광지나 시장에서는 단말기 입력 과정에서 실수로 한 자리를 잘못 눌러서 금액이 과하게 결제되는 일이 가끔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나라에 따라서는 일정 금액 이상 결제 시 서명이나 비밀번호(PIN)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서명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해외에서는 가게 직원이 종이에 영수증을 내밀며 서명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또는 마트나 지하철 등에서는 단말기에 네 자리나 여섯 자리 숫자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해야만 결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러운 절차이니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볼 수 없도록 최대한 가리고 입력하는 기본적인 보안 습관만 지켜 주시면 됩니다.

4. 귀국 후 카드 명세서 꼼꼼히 확인하기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국민카드 앱이나 우편으로 도착한 명세서를 한 번쯤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을 확인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 기억나지 않는 결제 내역이 있는지
  • 결제된 통화와 금액이 실제 결제 내용과 일치하는지
  • 같은 가게에서 같은 금액이 두 번 이상 결제된 기록이 있는지
  • 해외 이용 수수료나 기타 수수료 항목에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해외 결제는 국내 결제에 비해 처리 과정이 조금 더 복잡하기 때문에, 가끔은 부분 취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중복 청구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상한 내역이 눈에 띄면, 즉시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이의 제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카드 분실이나 도난을 당했을 때 대처 방법

여행 중 가장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바로 카드 분실이나 도난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예기치 못한 상황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절차를 알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즉시 해야 할 일은 사용 정지 요청입니다. 국민카드 해외 고객센터 번호를 이용해 바로 전화해 카드를 정지시키고, 추가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연결이 되면 언제, 어느 지역에서 카드를 마지막으로 사용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잃어버렸는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설명을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현지 경찰서에 방문해 분실 또는 도난 신고를 하고, 신고 확인서를 받아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 서류는 이후에 카드사나 보험사에 사고 사실을 설명할 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부 여행자 보험 상품은 여권이나 카드 분실 관련 비용을 보장해 주기도 하므로, 출국 전에 본인의 보험 약관을 한 번 읽어 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 국민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과정은 처음에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구조를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수수료가 왜 붙는지, 어떤 선택을 하면 비용이 늘어나고 줄어드는지를 알고 있으면, 같은 금액을 써도 덜 손해 보고,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