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여행 일정 3박 4일 필수 코스와 맛집 추천
낯선 도시 베이징에 도착했던 첫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이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공기 냄새도, 도로 풍경도, 간판에 가득한 한자도 모두 낯설었지만, 막상 숙소에 짐을 풀고 첫 끼를 먹고 나니 “아, 여행이 진짜 시작됐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천안문과 자금성 같은 대표 명소부터 만리장성, 후통 골목, 현대적인 예술 거리까지 골고루 둘러보며 베이징의 옛 모습과 현재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일정은 직접 다녀왔을 때 좋았던 동선과, 다녀온 뒤에 ‘이렇게 했으면 더 편했겠다’ 싶었던 점들을 보완해서 정리한 것입니다.

여행 전 준비해야 할 것들
베이징은 볼거리도 많지만, 기본 준비를 잘 해두면 훨씬 여유 있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비자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관광 목적이라면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일정 조건 아래 무비자 환승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규정이 자주 바뀌고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보통은 사전에 관광 비자를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국 전, 최신 비자 규정을 꼭 다시 확인하시길 권장드립니다.
교통은 지하철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고, 노선도도 직관적인 편입니다. 현지에서 “베이징 지하철(北京地铁)” 관련 앱이나 지도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환승 정보를 확인하기 편합니다. 교통카드는 ‘이카퉁(一卡通)’이라는 선불 교통카드를 구매해 충전해서 쓰거나,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결제는 현지인이 주로 위챗페이, 알리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해외 카드나 외국인용 전자지갑으로도 결제가 조금씩 편해지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매장에서 외국 카드 사용이 제한되기도 해 일정 금액의 위안화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안심이 됩니다.
인터넷 환경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일부 메신저 등이 접속 제한을 받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면 출국 전에 신뢰할 만한 유료 VPN을 미리 설치하고, 결제와 접속 테스트까지 마친 뒤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는 계절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겨울에는 매우 건조하고 춥고, 여름에는 덥고 습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있어, 평소 호흡기가 약하다면 마스크와 안약 정도는 챙겨가는 편이 좋습니다.
숙소는 관광 동선을 생각하면 동청구(东城区)와 조양구(朝阳区)가 이동이 편리합니다. 특히 지하철역과 최대한 가까운 숙소를 잡으면,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 들어와도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1일차: 천안문·자금성·후통에서 베이징의 시작을 느끼는 날
첫날은 도착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고 베이징의 상징적인 중심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에는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해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근처에서 가볍게 첫 끼를 해결하면 좋습니다. 현지식 식당에 들어가 간단한 볶음밥이나 면 요리를 시켜보면, 여행 모드로 전환되는 느낌이 듭니다.
오후에는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일대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천안문 광장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넓은 광장으로, 입장 전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해서 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는 인민대회당, 모택동 기념당 등 현대 중국을 상징하는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와 정치 분위기를 함께 느끼게 됩니다.
천안문을 지나 북쪽으로 이어지면 자금성(고궁박물원)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금성 관람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며, 내부가 넓고 동선이 길어 최소 2~3시간은 잡는 것이 좋습니다. 입장권은 사전 예약이 필수인 날이 많으므로, 출국 전 공식 예매 채널을 통해 날짜와 시간을 미리 확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권 지참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금성 북문으로 나와 바로 근처에 있는 경산공원에 올라가면, 언덕 위 전망대에서 자금성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일몰 시간대에 맞춰 올라가면 붉은 지붕 위로 노을이 지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저녁에는 난뤄구샹이나 스차하이 쪽으로 이동해 후통(胡同) 골목을 걸어보면 좋습니다. 오래된 골목길 사이로 작은 가게, 카페, 바,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곳들이 이어져 있어, 베이징의 옛 정취와 젊은 분위기가 함께 느껴집니다. 인력거 투어를 선택하면 후통 곳곳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 주변에는 오리구이와 만두로 유명한 식당들이 많습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베이징 카오야 전문점이나, 다양한 종류의 찐만두와 군만두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로컬 만두집을 골라 첫날 저녁을 보내면 좋습니다. 다만 유명 맛집은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이른 저녁에 방문하거나 미리 예약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일차: 만리장성과 이화원, 베이징 근교의 풍경을 담는 날
둘째 날은 체력을 조금 쓰더라도, 베이징에 왔다면 빼놓기 어려운 만리장성과 황실 별궁 이화원을 함께 다녀오는 날로 계획해볼 만합니다.
아침 일찍 시내에서 출발해 만리장성으로 향하는데, 일반적으로 무톈위(慕田峪) 구간이 많이 추천됩니다. 바다링(八达岭) 구간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한 대신 관광객이 매우 많고 상업화된 느낌이 강한 반면, 무톈위는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전망이 뛰어납니다. 시내에서 전용 버스나 소규모 투어,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톈위에서는 케이블카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 뒤, 성벽 위를 따라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게 됩니다. 계단이 가파른 구간도 있어, 편한 운동화와 여분의 물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에는 햇볕이 강하니 모자와 선크림도 필수 품목입니다.
점심은 장성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해결하거나,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는 일정으로 잡으면 됩니다. 장성 인근 식당은 맛이 들쭉날쭉할 수 있어, 간단한 메뉴 위주로 가볍게 먹고, 메인 식사는 시내에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후에는 이화원(颐和园)으로 이동합니다. 이화원은 커다란 호수와 정원, 누각과 다리가 어우러진 청나라 황실의 여름 별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구역이 넓기 때문에 전부 꼼꼼히 보려 하기보다는, 곤명호 주변 산책로와 긴 회랑, 불향각 부근 정도를 중심으로 여유 있게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시내로 돌아와 왕푸징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기념품 가게들이 이어져 있고, 간단한 길거리 간식과 야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골목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관광지화가 많이 되어, 너무 이색적인 음식은 입맛에 잘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메뉴 선택에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왕푸징 일대에는 전통적인 베이징 오리구이를 비교적 격식 있게 즐길 수 있는 식당과, 중국식 훠궈 전문점이 여럿 있습니다. 양고기 훠궈나 담백한 육수에 고기를 살짝 데쳐 먹는 전통 방식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라, 둘째 날 저녁 메뉴로 많이 선택하는 코스입니다.
3일차: 천단·옹화궁·798 예술구, 옛 제례와 현대 예술을 함께 보는 날
셋째 날은 조금 더 여유를 두고, 베이징의 종교·제례 문화와 현대적인 예술 공간을 함께 경험하는 일정으로 구성해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는 천단공원(天坛公园)으로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곳은 명·청 시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장소로, 특히 기년전(祈年殿)의 푸른 지붕과 원형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넓은 공원 곳곳에서 체조, 태극권, 카드놀이, 춤을 추는 현지 어르신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 현지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후에는 옹화궁(雍和宫)으로 이동합니다. 옹화궁은 베이징에서 가장 큰 티베트 불교 사원 중 하나로, 빨간·금색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과 라마 불교 양식의 조각, 탑, 불상이 인상적입니다. 향을 피우고 기도하는 신도들이 많아, 관광을 할 때에도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관람하는 예의가 필요합니다.
점심은 옹화궁 인근이나, 오후에 갈 798 예술구 근처에서 해결하면 동선이 수월합니다. 최근에는 옹화궁 주변에도 작은 카페와 간단한 식당이 늘어나고 있어, 가볍게 식사 후 이동하기 좋습니다.
오후에는 798 예술구(798艺术区)로 향합니다. 이곳은 원래 공장 지대였던 곳을 개조해 갤러리, 디자인 숍, 카페, 스튜디오 등으로 꾸며진 복합 예술 공간입니다.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벽화, 조형물, 설치 작품들이 나타나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많습니다. 굳이 모든 갤러리를 다 들어가지 않더라도, 분위기 자체를 느끼며 산책하듯 돌아다니기만 해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저녁에는 싼리툰(三里屯)으로 이동해 식사와 잠깐의 야경을 즐겨도 좋습니다. 싼리툰은 대형 쇼핑몰, 레스토랑, 바, 클럽이 모여 있는 현대적인 상업지구로, 특히 젊은 층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훠궈 체인점, 모던한 스타일의 베이징 오리구이 전문점 등 선택지가 많으니, 마지막 밤을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 싶을 때 어울리는 동네입니다.
4일차: 가벼운 산책과 간단한 쇼핑으로 마무리하는 날
넷째 날은 비행 시간과 컨디션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게 보내는 쪽이 좋습니다.
아침 시간이 넉넉하다면, 베이하이 공원(北海公园)을 가볍게 산책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황실 정원으로, 호수와 작은 섬, 흰색 탑이 조화를 이뤄 여유 있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배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스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좀 더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구이제(簋街) 일대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주변 상점에서 기념품을 구경해도 좋습니다. 다양한 요리집이 줄지어 있어 저녁에 더 붐비는 거리지만, 아침이나 점심 시간대에도 식당들이 문을 열어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여행 내내 많이 걸었다면, 출국 전 가까운 마사지숍에서 발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풀고 공항으로 향하는 코스도 괜찮습니다. 다만 시간 계산을 잘못하면 비행기를 놓칠 수 있으니, 공항으로 이동하는 교통 시간과 체크인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심은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거나, 공항 안 식당에서 편하게 해결하면 됩니다. 베이징 수도공항(PEK)과 베이징 다싱공항(PKX)은 모두 면적이 넓고 보안 검색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들르면 좋은 맛집·동네들
메인 일정 외에 시간이 조금 더 남거나, 식당 선택에 여유를 두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곳들입니다.
- 진딩쉬엔(金鼎轩): 24시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딤섬·광동요리 전문 체인으로,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간단히 딤섬과 국수, 볶음요리를 즐기기 좋습니다. 다만 지점마다 분위기와 대기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볶음밥·면 요리 전문 로컬 식당들: 베이징 곳곳에는 체인 형태의 볶음밥·면 요리집이 많아, 부담 없이 한 끼 해결하기 좋습니다. 메뉴판에 사진이 있는 곳을 고르면 주문이 훨씬 수월합니다.
- 우다오잉 후통(五道营胡同): 난뤄구샹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소규모 카페와 레스토랑, 작은 샵들이 자리한 골목입니다. 옹화궁과 비교적 가까워, 옹화궁 관람 후 잠시 들러 차 한 잔 하며 쉬어가기 좋습니다.
위 일정은 3박 4일 동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핵심 명소를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한 예시입니다. 여행자의 취향과 체력, 계절에 따라 일부 코스를 줄이거나 다른 곳으로 바꾸어, 자신만의 베이징 여행을 구성해 보시면 좋습니다.